서울시체육회에 올린 89회전국체전에 관한 보고서 > 서울특별시검도회

본문 바로가기

자유게시판

seoul kumdo association

서울시체육회에 올린 89회전국체전에 관한 보고서

페이지 정보

출처 진현진 작성일08-12-17 조회1,699회

본문

     제89회 전국체육대회를 마치고


  암울한 시련과 고통의 어두운 긴 터널 속을 벗어나고자 비틀거리며 쉼 없는 질주를 해 왔으나, 제 89회 전국체전은 또 다시 허망한 좌절로 막이 내려져 버렸습니다. 모든 일상과 개인적인 명예와 이해관계를 접고 올인을 했습니다. 모든 지도자의 꿈인 국가대표선수 감독 제의를 받고도 관악구청 팀을 위해 그 영예도 뿌리쳤습니다. 그러나 그 대가는 너무 쓰라리고 참담한 또 한 번의 패배에 직면 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이들의 비난의 손가락질과 매도의 목소리가 저를 향하는 듯해 칩거 생활을 해 왔습니다. 근거 없는 루머와 악의에 찬 모함까지도 들어야 하는 슬픈 현실 속에서 그 동안의 저의 희생과 고군 분투의 노력은 자취도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환경과 조건과 상황이 어떠했기에 라는 것은 변명에 지나지 않기에 아무런 항변도 하지 않고 이 시점까지 흘러 왔습니다. 모든 책임을 한 몸에 지고 퇴진하는 것이 떳떳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많은 시간을 심적 고통 속에서 고뇌와 번민의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이때 저에게 들려오는 메시지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때로는 실패와 좌절을 겪는다. 치욕적인 순간도 겪는다. 하지만 명심하라. 리더십이란 것은 바로 그 치욕을 뒤집어 패배를 패배시킬 수 있는 힘이란 것을 …’이라는 글귀였습니다. ‘그래 퇴진만이 해결책이 아니다. 내가 그동안 헌신해 왔던 노력이 너무 아깝다. 다시 한 번 도전을 해 대 역전의 기회로 삼자.라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관악구청실업검도단의 조건과 상황에서는 기적을 창출해 내야 하는 일이겠지요. 그러나 다시 한 번 마지막 승부수를 걸어 대 반전의 역사를 창조해 내겠다는 의지를 굳혔습니다.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승리함으로써 자기능력을 드러내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리더의 역할이겠지요.


  제 검도 인생 40년을 걸고 마지막 승부를 하려고 합니다. 저의 명예 자존심등 모든 것을 버리고 다시 도전의 길을 나서려고 하는 저에게 마지막 힘을 한번 실어 주시기 바랍니다.


 


1. 전국체전 실패의 근원적 요인


 


(1) 우수한 선수 영입의 불가능


 



  요즈음 선수들은 과거와는 달리 무척 현실적이어서 자신의 발전을 위해 좋은 지도자에게 가서 잘 배워 보겠다는 의식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조금이라도 조건이 좋은 쪽으로 선택을 하기 때문에, 우리 팀 같이 열악한 팀으로는 우수한 선수들은 눈길도 주지 않습니다. 따라서 조건이 좋은 타 시도의 팀에서 우수한 선수들은 싹쓸이 해 가버리는 실정입니다. 우리 팀은 다른 팀에서 영입하고 난 뒤 팔리지 않은 선수들이나, 또는 다른 팀에서 방출한 선수들 중에서 선택의 여지도 없이 사정해서 데려오는 실정입니다. 심지어 작년 같은 경우는 서울 소재의 대학교를 졸업한 선수 조차 다른 팀으로 가버렸습니다. 관악구청 팀이 매년 체전 훈련 기간 중에 서울의 대학 선발팀과 함께 연습하며 스파링 파트너 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 하면 결국 다른 팀으로 가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 팀의 전력이 다른 팀에 노출이 될 뿐 아니고 적으로 돌아서는 입장입니다. 올해는 대구대학교 출신 송현직(서울 성동고등학교 출신)이라는 우수한 선수가 있는데 관악구청 팀으로 오기로 했었는데, 좋은 조건의 K팀의 손짓으로 변심을 해 영입에 실패 하고 말았습니다.


 


(2) 현격한 급여의 격차


 


  다른 팀은 선수들에게 본봉 외에도 여러 가지 명목을 만들어 특별 수당(예를 들어 훈련수당, 정근수당, 가족수당, 출장비, 차량 연료비, 숙소 관리비, 심지어 목욕비, 도복 세탁비등), 상여금, 충분한 장비비 등을 지급하는 등 우리 팀과는 비교가 되지를 않습니다. 대회 출전비 및 전지 훈련비도 부족하여 평소 훈련비를 절감하여 잠깐 잠깐 1회성으로 다녀 올 수밖에 없어 훈련의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예산은 부족하고 선수들 급여가 너무 약해 최소한 200만 원 선은 고수해야 하기에 전지 훈련비 및 장비 비를 제대로 책정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급여 수령액이 200만 원을 넘지 못하는 선수들도 있습니다.


 


2. 전국체전 실패의 가시적 요인


 


  2008년도 관악구청 선수들은 예전의 선수들과는 다르게 부족한 선수들이지만 팀 워크도 좋았고, 기세도 좋았고, 하고자 하는 의지도 매우 높고, 사기도 높아서 기대를 많이 했었습니다. 또한 전지훈련에서도 약 50전의 경기에서 불과 6번 밖에 지지 않는 투혼을 발휘 했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대회당시 선수들의 기량이 현저하게 떨어져 있어 제대로 기술을 구사 하지 못했습니다. 그 요인은 4가지 정도라고 생각 합니다.


  첫째, 막판 컨디션 조절에서의 실패가 큰 요인이었다고 생각 합니다. 체전 경기 4일전 관악구 소재 일식집(아까미)에서 회식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부터 새벽까지 전 선수들이 위경련과 복통을 동반한 구토, 설사를 하는 등 결정적인 악재가 작용했다는 것입니다.


  둘째, 선수들의 큰 경기 경험 부족도 큰 패인 이었다 생각 됩니다. 주장인 장성홍선수를 제외하고 전원이 전국체전에 참가한 경험이 대학 일반 통 떨어 1~2회에 불과한 선수들로 구성 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셋째, 우승 후보 였던 고등부, 대학부의 1차전 탈락으로 인한 충격이 또한 부담감으로 작용한 점도 있었습니다. 마지막 보루인 일반부가 해 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선수들을 더욱 긴장시키고 몸을 굳게 만든 요인이 될 수도 있었다고 생각 합니다.


  넷째, 체전 출발 직전 대학부와의 경기에서 주장 장성홍 선수가 팔에 큰 부상을 당해 경기 시 충분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점도 악재 중 하나라고 생각 합니다.


 


  이와 같은 요인들이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에게 체력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하고 분석을 해 보았습니다.


  체전 이후 11월 30일에 제주도에서 개최 된 대통령기대회 단체전에서 결승까지 훌륭한 기량을 선보이며 준우승을 이끌어 낸 것을 보면 참으로 통한의 89회 전국체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통령기 때도 역시 경험의 부족이 승부의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 보인 경기였습니다. 준결승까지는 파죽의 기세로 승리를 이끌어 내던 선수들이 결승에서는 상당히 위축 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큰 경기에는 역시 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선수들 중 한명의 선수(용세호)만이 군 입대로 팀을 떠나고 신입의 허동진(성균관대) 선수가 보강 되는 만큼 잘 조련 하면 내년에는 기대해 볼 만 하다고 생각 합니다.


 


3. 맺는말


 


  서울시 체육 정책이 전국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팀은 인센티브를 주고, 부진한 팀은 지원을 하지 않는 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 정책이 상당히 효율적이라고 생각 될지 모르지만 큰 약점이 있다고 생각 합니다. 팀에게 제대로 충분한 지원을 해주고 난 뒤에 그러한 지원에도 열심히 노력하지 않아 성적을 내지 못하는 팀에게는 패널티를 주어야 마땅하다고 생각 합니다. 그러나 우리 관악구청실업검도단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 죽기를 각오하고 분투노력하는 팀에게 제대로 된 환경을 한 번도 만들어 주지 않고, 단지 성적 부진이라는 이유만으로 계속 예산을 삭감해 나간다면 너무 가혹한 처사라고 생각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예산에서 허우적거리며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데 정말 너무 한 것 같습니다.


앞에 언급한 문제점-1.전국 체전 실패의 근원적 요인-을 해결해 나가지 않고서는 우수한 선수의 확보는 여원한 문제 일뿐 아니라, 좋은 성적을 이끌어 내기란 요행수를 바라고 기적이 일어나기 만을 기대하는 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반 성인 선수는 학생 선수와 달라서 잘 가르친다고 변화가 빨리 나타나지 않습니다. 선수들이 기본기가 부실하고 학생 선수와는 달리 일반 선수들이라 몸이 이미 많이 굳어져 있을 뿐 아니라, 잘못된 버릇이 몸에 붙어 있어 3년 정도 집중 지도를 해야 조금 효과가 나타납니다. 특히 부족한 선수들은 의식을 바꾸고, 생활 습관을 바꾸고, 자신감과 자부심을 심어 주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투자되어야 합니다. 특히 일반 성인 선수는 풍족한 당근과 적당한 채찍이 가미되어야 움직입니다. 현대 스포츠는 투자와 성적은 비례 한다는 것은 너무 당연히 잘 알려진 상식이라고 생각 합니다.제가 2000년도에 감독을 맡은 이후 한 번도 여유를 가져 본 적이 없으며 한 번도 마음 놓고 지내 본 적이 없습니다. 늘 허덕이며 마음 조리고, 좇기는 기분으로 초조해 하며, 또한 선수들에게 미안해 하며 지내왔습니다. 한번이라도 충분한 지원 속에서 좋은 선수들을 지도하며 당당하게 지내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서울시체육회에 제출한 실태 보고서를 그대로 올려 놓았습니다. 체육회에는 사실 만을 정확히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팀명이라 든지 선수명을 정확하게 기술 했습니다. 홈 페이지에 올리는 글은 대중들을 상대로 하기에 직접적으로 거명하는 것은 본뜻과 달리 혹시 당사자에게 불쾌감을 줄지도 모르는 일이라서 일부 수정을 했습니다.


  이 글 전체의 흐름을 보면 저의 진실이 무엇인지 충분히 인지 하실 수 있을 것 입니다. 숲을 보지 못하고 가지만을 보는 우를 범하시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우)02119 서울특별시 중랑구 망우로 182 서울시체육회관 205호
E-mail : ekumdo@naver.com

ⓒ 서울특별시검도회 All rights reserved. design by Let’s kumdo

Tel . 02-2281-0273~4 Fax . 02-2281-0275